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15 hours ago • 1 min read다시 가을---김 남 조--- 다시 가을입니다 긴 꼬리연이 공중에 연필그림을 그립니다 아름다워서 고맙습니다 우리의 복입니다 가을엔 이별도 눈부십니다 연인들의 절통한 가슴 앓이도 지금 세상에선 수려한 작품입니다 다시 만나라는 나의 축원도 이 가을엔 진심이 한도에 닿은 듯합니다 그간에 여러 번 가을이 왔었는데 또 가을이 수북하게…hansangyou in # blurt • yesterday • 1 min read국화 옆에서---서 정 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부서리가 저리…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1 min read나무물고기---차 창 룡--- 물고기는 죽은 후 나무의 몸을 입어 영원히 물고기 되고 나무는 죽은 후 물고기의 몸을 입어 여의주 입에 물고 창자를 꺼내고 허공을 넣으니 물고기는 하늘을 날고 입에 문 여의주 때문에 나무는 날마다 두드려 맞는다 여의주 뱉으라는 스님의 몽둥이는 꼭 새벽 위통처럼 찾아와 세상을 파괴한다 파괴된 세상은…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천관산 억새---이 대 흠--- 시월이 되면 시월이 되면 천관산 억새는 날개를 편다 너무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죄로 억새는 억새는 지상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벌을 받았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방 귀 희---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고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는 일'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마치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는 양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푸름 곁---정 숙 자--- 어떻게 해야 늘 그들이 될 수 있을까 바람 지나갈 때 침묵을 섞어 보낼 수 있을까 마음 걸림 들키지 않고 조용히 몇 잎 흔들며 서 있을 수 있을까 바위 햇살 개미 멧새들... 사이 천천히, 느긋이 타오를 수 있을까 베이더라도 고요히 수평으로 쓰러질 수 있을까 구름 속으로 손 뻗으며 느리게, 느리게…hansangyou in # blurt • 6 days ago • 1 min read사랑이 돌아오는 시간---문 현 미--- 어떤 붓으로 담아낼 수 있을까 저리 눈부신 참회의 시간을 얼마나 숱한 눈물의 항아리가 얼마나 간절한 기도의 메아리가 쪽물이 뚝뚝 떨어질 듯 맑은 가락이 무음으로 흐른다 멀리 있는 것은 다만 그리울 뿐 이런 높푸른 날에는 누구라도 용서하고 싶다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가을---권 영 진--- 빈 수레가 지나갑니다 열매를 따 넣어도 열매를 따 넣어도 바닥이 없는 수레. 햇빛과 시간을 금쪽같이 잘라 넣어도 텅 비기만 하는 수레. 고목의 뼈 사이로 바람이 스미면 영혼이 앓는 소리. 인생은 비고 신은 바빠지는 계절. 가을 한 복판으로 수레가 빠지고 있다.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이별---김 명 수--- 바다였는지 큰 호수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삭풍의 도움받아 가는 배가 있었다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골목 안 맨 끝 집---이 영 춘--- 골목 안 맨 끝 저 집에 귀 뉘인 자 누구일까 신발 두 켤레 댓돌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고 문틈 새로 희미한 불빛 가쁜 숨 고른다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저 속의 삶, 어디론가 집 떠난 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것 칭얼대는 소리, 남루한 창틀 흔들리는 소리 갈퀴같이 마디 굵은 손으로 양은 냄비…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1 min read아침---정 현 종---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가을비---목 필 균--- 때론 눈물나게 그리운 사람도 있으리라 비안개 산허리 끌어안고 울 때 바다가 바람 속에 잠들지 못할 때 낮은 목소리로 부르고 싶은 노래 때론 온몸이 젖도록 기다리고 싶은 사람도 있으리라 가을이 깊어지는 비가 옵니다 덩달아 그리움도 깊어집니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1 min read추석행복하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한가위넉넉한 한가위 되시길...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봉포---한 상 유--- 넋두리 한 주저리 자잘하게 그렇게 비겨대며, 제풀에 부서지는 포말로 깨작거리다가 처얼- 썩- 일순, 해안선과 구겨진 결 감파랑 들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들---천 양 희--- 올라갈 길이 없고 내려갈 길도 없는 들 그래서 넓이를 가지는 들 가진 것이 그것밖에 없어 더 넓은 들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그 빈자리---유 하--- 미루나무 앙상한 가지 끝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바로 그 자리 방울새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갑니다 문득 방울새 앉았던 빈자리가 우주의 전부를 밝힐 듯 눈부시게 환합니다 실은, 지극한 떨림으로 누군가를 기다려온 미루나무 가지의 마음과 단 한 번 내려앉을 그 지극함의 자리를 찾아 전…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가을---이 정 하--- 가을은 그냥 오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을 물들이며 옵니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모두가 닮아 갑니다 내 삶을 물들이던 당신 당신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나요? 벌써부터 나, 당신에게 이렇게 물들어 있는데 당신과 이렇게 닮아 있는데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햇살에게---정 호 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새---정 운 모(아동문학가)--- 새는 공깃돌. 나무가 하늘 높이 던졌다 받는 예쁜 소리를 내는 공깃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