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Hide Reblurtshansangyou in # blurt • 23 hours ago • 1 min read시가 안 된다---이 생 진--- 내 몸에 너무 살이 찌면 시가 안 된다 은행에 자주 드나들면 시가 안 된다 화려한 식당에 산적한 음식 앞에서는 시가 안 된다 내 양심이 썩어서 너무 썩어서 흙도 싫어할 때 시가 안 된다 술에 너무 빠져서 나를 잃을 때 시가 안 된다hansangyou in # blurt • 2 days ago • 2 min read6월에---김 춘 수---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도 밝아오는가 밝아오는가 벽인지 감옥의 창살인지 혹은 죽음인지 그러한 어둠에 둘러싸인 작약 장미 사계화 금잔화 그들 틈 사이에서 수줍게 웃음 짓는 은발의 소녀 마가렛을 빈 꽃병에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 한동안 이는 것은 그것은 미풍일까 천의 나뭇잎이 일제히 물결치는 그것은 그러한 선율일까 이유 없이 막아서는 어둠보다 딱한 것은 없다 피는 혈관에서 궤도를 잃고 사람들의 눈은 돌이 된다 무엇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몸에서는…hansangyou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여행---정 호 승---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hansangyou in # blurt • 4 days ago • 1 min read살다가 보면---이 근 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hansangyou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잠시 쓴다---나 태 주--- 너 지금 어디 있느냐? 어디서 나를 보고 있느냐? 오늘도 구름 높고 하늘 높고 바람은 푸르다 바람 속에 너의 숨결이 숨었고 구름 위에 너의 웃음이 들었다 너 부디 오래 거기 있어 다오 지구 한 모퉁이에서 잠시 쓴다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안개꽃---복 효 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는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hansangyou in # blurt • 7 days ago • 1 min read도착---문 정 희---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 더 많았지만 아무것도 아니면 어때 지는 것도 괜찮아 지는 법을 알았잖아 슬픈 것도 아름다워 내던지는 것도 그윽해 하늘이 보내준 순간의 열매들 아무렇게나 매달린 이파리들의 자유 벌레 먹어 땅에 나뒹구는 떫고 이지러진 이대로 눈물나게 좋아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 여기 도착했어hansangyou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6월---김 용 택---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hansangyou in # blurt • 9 days ago • 1 min read드뷔시의 고양이---한 상 유--- 낌새에 부대끼다, 건반 위를 걷듯 느린 걸음 걸음, 어렴풋한 그리움을 알 수 없는 누렁이 짖을 테면 짖으라지 설렁거리는, 담장 위 달빛에 바투, 가슴 옹크린hansangyou in # blurt • 10 days ago • 2 min read6월의 장미---이 해 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 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hansangyou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6월의 달력---목 필 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꽃힌다hansangyou in # blurt • 12 days ago • 2 min read6월의 시---김 남 조--- 어쩌면 미소 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 양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미소하며 부는 것일까 잔 물결 큰 물결의 출렁이는 비단인가도 싶고 은 물결 금 물결의 강물인가도 싶어 보리가 익어가는 푸른 밭 밭머리에서 유월과 바람과 풋보리의 시를 쓰자 맑고 푸르른 노래를 적자hansangyou in # blurt • 13 days ago • 1 min read반딧불---윤 동 주---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hansangyou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5월이 오면---황 금 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 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5월은 4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려 있던 난초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5월이다hansangyou in # blurt • 15 days ago • 1 min read어머니---김 민 정--- 당신이 가꾼 뜰에 바람이 와 머뭅니다 당신이 가꾼 뜰에 햇살이 와 잠깁니다 당신이 가꾼 뜰에서 꽃이 피어 납니다hansangyou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ㅡ---오 광 수---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hansangyou in # blurt • 17 days ago • 1 min read깨끗한 빗자루 하나---박 남 준--- 세상의 묵은 때들 적시며 씻어주려고 초롱초롱 환하다 봄비 너 지상의 맑고 깨끗한 빗자루 하나hansangyou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봄비 맞는 두릅나무---문 태 준--- 산에는 고사리 밭이 넓어지고 고사리 그늘이 깊어지고 늙은네 빠진 이빨 같던 두릅나무에 새순이 돋아, 하늘에 가까워져 히, 웃음이 번지겠다 산 것들이 제 무릎뼈를 주욱 펴는 봄밤 봄비다 저러다 봄 가면 뼈마디가 쑤시겠다hansangyou in # blurt • 19 days ago • 1 min read꽃 아닌 것은 없다---복 효 근---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픔이 아닌 꽃은 없다 그러니 꽃이 아닌 슬픔은 없다 눈물 닦고 보라 꽃 아닌 것은 없다hansangyou in # blurt • 21 days ago • 1 min read고백---배 영 옥---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아직 말하지 않음으로 나는 모든 것을 말하였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