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 in # blurt • 11 hour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냉이꽃을 보고 돌아온 날 조각조각 잘리어도 눈을 감지 않는 씨감자의 이마에 재를 발라 흙으로 돌려보냈다 곡우가 지나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볍씨를 물에 담갔다 물 속에서 숨을 참던 볍씨가 눈을 뜨고 조팝꽃이 핀 논두렁을 따라 걷던 하현달이 하얗게 센 눈썹으로 내려다 보는 한나절 볍씨들도 발가락을 꼼지락 거린다 날실처럼 가지런 한…jjy in # blurt • yesterday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5.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3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멀리서도 보인다. 하얗게 일어서는 소리없는 함성 불과 일 주일 전에만 해도 깜깜하던 기슭이 조팝꽃으로 가득하다. 벚꽃에만 마음을 빼앗긴 사이 이렇게 횃불을 들고 나서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존재를 알리고 있다.jjy in # blurt • 4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처음 누가 봄이라고 말했을까 바람이 버드나무의 머리를 빗기는 곁에서 냉이꽃이 숨어서 핀다 제비를 기다리느라 입술이 파랗게 떨던 제비꽃 진달래는 어느 사이 혼자 붉은데 발을 멈추고 서서 불러도 대답할 틈이 없다 보고 있느라, 보아야 할 게 너무 많아 눈을 뗄 수 없어서 봄은 이제까지 보았고 지금도 보고 있고 앞으로도 눈을…jjy in # blurt • 4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4.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5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매발톱꽃이 피었다 온실 속에서 해 드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피었다 이름은 사나워 보이지만 보랏빛 수줍은 꽃이다jjy in # blurt • 6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모든 시작은 점이었다 점에서 싹이 트고 싹은 잎이 되어 나풀거며 다음 계절을 불렀다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았다 마음을 나누려하지 않았다 다만멀리서 나풀거림을 준비하던 나비가 가볍게 바람에 날개를 얹었다 함께 나풀거릴 꿈을 꾸며 아마존의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았다 멀리 한 점이 나풀거린다 마침표에 대하여 / 복효근 문장을…jjy in # blurt • 7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3.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어제 기온이 올라가더니 제비꽃이 활짝 피었다 옹기종기 모여 핀 제비꽃이 사랑스럽다 눈길을 돌리니 그 넓은 자리를 디 두고 바위밑에 피었다 보는 마음은 안타까운데 아무것도 모르는 제비꽃은 천진스러운 얼굴다jjy in # blurt • 9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장날이면 모여드는 노점상들 저마다 한 가지씩 물건을 펼친다 봄나물이며 옷이나 신발 찐빵과 도너츠 가방이 주렁주렁 걸린 트럭도 있다 무르익는 봄도 대목장을 펼친다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라일락, 민들레 앵두꽃 배꽃도 뻥튀기처럼 한 마디만 하면 터질 듯 부풀었다 가만 조팝나무도 좁쌀알갱이 같은 꽃망울이 전기줄에 앉은 새처럼 줄을…jjy in # blurt • 11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2.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1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올해도 잊지않고. 찾아왔다 먼지처럼 작아 유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밟고 지나기 쉽다 물망초와 닮은 꽃 이름도 예쁜 꽃마리 제44회이달의작가상공모jjy in # blurt • 12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거실 한 쪽에 우두커니 서있던 옷걸이처럼 가지가 다 잘려나가고 죽은 배나무 밑에 냉이꽃이 바람보다 먼저 흔들린다 그렇게라도 흔들리고 있어야 눈먼 나비라도 찾아올지 몰라 민들레보다 부지런히 흔들린다 땅이 몸을 풀기도 전 봄나물로 뽑혀가던 냉이가 꽃이 피면 거들떠 보지 않는다 뿌리로 흙내를 움켜쥐고 흰새벽부터 꽃으로 보이는…jjy in # blurt • 13 days ago • 3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1.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4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죽은 듯 눈을 꼭 감고 있던 매실나무도 꽃을 피웠다 저토록 어여쁜 꽃을 숨기고 어떻게 겨울을 났을까 이제 마음껏 자랑해도 된다 벌도 나비도 찾아올테니jjy in # blurt • 15 days ago • 2 min read함께 읽는 시황하도 맑아진다는 청명에도 대통령을 내친 나라의 하늘은 을사년답게 을씨년스러웠다 한식엔 종일토록 봄비가 지청구를 한다 산불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문자에 미리 비를 뿌린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라고 성묘는 수풀 우거진 다음에 가라고 봄비 그치지 않고 내린다 청명에서 한식으로/ 김명인 그대 어둠이…jjy in # blurt • 16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0.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jjy in # blurt • 18 days ago • 1 min read꽃 이야기언제부터인가 그늘이 싫어졌다. 일부러 밝은 곳 트인 곳을 골라다녔다. 그런데 봄눈에 멍이 든 목련꽃 사이에 건물에 가려져 눈을 피한 가지에서 백목련이 티 하나 없는 맑은 얼굴로 구석진 그늘을 밝히고 있다. 때로는 그늘이 기댈 언덕이 되기도 한다.jjy in # blurt • 18 days ago • 4 min read함께 읽는 시너 엄마 보고 싶지 않니? 진짜 엄마 아니야, 우리 엄마 나 먹으라고 옥수수 찌고 있어 맛있는 냄새 나잖아 너 낳은 엄마는 시장에서 팥죽장사 하고 있어 장터를 돌고 돌아도 팥죽 장사는 보이지 않았다 뙤약볕이 프라이팬처럼 발바닥을 지졌다 진짜 엄마는 나중에 찾아도 화가 나서 벗어던진 초록색 뼈쓰레빠가 생각났다 입이…jjy in # blurt • 19 days ago • 2 min read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9.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